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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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이 지난 비전
최고관리자 2022-01-21

"2020 비전을 세웠었는데, 2022년 1월, 아직도 홈페이지에 그대로 있어요"


비전 수립을 의뢰해 온 고객사와의 미팅에서 담당 부장님이 한숨을 쉬면서 하신 말씀이다. 2015년쯤 원대한 꿈을 꾸며 세워둔 

2020 비전, 그 언저리까지 갔는지 어땠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코로나와 전쟁을 치르다 보니 어느새 유통기한이 한참이나 

지난 비전을 홈페이지에 걸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비전 기한이 지난것을 누가 얼마나 신경을 쓰겠느냐만, 조직을 이끄는 입장에서는 큰 숙제를 미뤄둔 느낌이다. 

사실 2020년 전문 연구소에 의뢰하여 비전과 미래에 맞는 핵심가치까지 작업을 했었지만, CEO께 최종 보고하는 단계에서 CEO께서 

거부를 하셨고, 그 이후 선뜻 내부에서 손을 못 대고 있다는 것이다. 5년이나 10년에 한번 작업하게 되는 기업의 비전수립은 

자주하는 작업이 아니다 보니,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비전수립하는 역량이 내부에 내재화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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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CEO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당시 작업한 결과를 확인해 보니, 코로나로 인해 함께 모여서 토의하는 것보다는 

1:1 인터뷰나 설문으로 구성원들의 생각을 듣고 외부 전문가들이 그 내용을 분석하여 비전을 만든 것이 특징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연구소에서 CEO 인터뷰와 직원 의견 취합까지 다 해서  제시해 놓은 결과물을 일부 변경이 아닌, 

통째로 퇴짜를 놓은 CEO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코로나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2020년 그 당시, 10년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 자체에 CEO께서도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유통기한이 지난 비전을 두고 2년여를 지나는 동안 조직 내부에서는 '우리 조직에는 미래가 없는 것 같다, 

미래 전략이 불분명하다'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기도 했다.  


2022년 1월 새롭게 킥오프 되는 비전수립 작업은, 불확실한 미래 상황이지만, 조직 구성원들이 다 함께 참여하여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준비 되었다. 함께 모여서 논의하고 생각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우리가 도달할 미래 모습을 그려가는 여정이다.  



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몇일 후 CEO 인터뷰가 진행된다. CEO를 시작으로 각 조직의 임원들을, 직무를 대표하는 직원들을 

인터뷰와 여러번의 워크숍에서 만날 것이고, 나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할 것이다. 



왜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의 미래 모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5년 후 어떤 모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비전을 만들고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상상하고 논쟁하며,  CEO를 비롯한 고객사 구성원들이 스스로 야망 넘치는 멋진 비전을 

찾을 수 있기를. 


답은 늘 사람안에 있으니까.



채홍미 대표, 인피플 컨설팅 (chaehongmi@in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