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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의 비전수립 6개월 여정- 비전추진팀 김두희 팀장 인터뷰
최고관리자 2022-09-03


근 20년간 국내 승강기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7월 본사를 충주로 이전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사 및 공장이전은 1984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터를 잡은 것과 발맞춰 2030년 미래 비전인 ‘Mobility To Possibility(모빌리티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도 함께 선포했다. 기존 제품에 인공지능(AI), 오픈AP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겠다는 뜻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비전 슬로건뿐 아니라 전략과제, 핵심가치 등 비전체계를 완전히 새로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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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에서 비전수립을 도맡았던 비전수립TF팀은, 비전선포식이 끝난 후에는 비전 내재화와 실행에 중점을 둔 새로운 미션을 이어받아서 비전추진팀이 되었다. 비전 수립, 그리고 비전 내재화까지, 현대엘리베이터의 비전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 비전추진팀의 리더인 김두희 팀장을 만나서 비전 수립과 선포식까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피플컨설팅: 비전수립TF는 처음 어떻게 만들어 졌었나요?


김두희 팀장: 처음에는 CHO, CSO, CPO 등 임원분들이 ‘비전수립 위원회 활동’을 2개월가량 먼저 진행하셨어요. 이후, 실무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난 1월 초부터 TF가 꾸려졌어요. 임원분들의 위원회 활동이 선제 되었기 때문에 경영진의 지원이나 의지가 확보된 채로 TF를 꾸릴 수 있었죠. TF멤버들 또한 각 임원이 소속되어 있는 그룹으로부터 차출되었어요. 이로 인해 교육 전문가, 설계담당 엔지니어 등 굉장히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가진 TF가 꾸려질 수 있었어요.


인피플컨설팅: 충주 이전 아젠다 때문에 비전수립에 좀 더 무게중심이 실린 것 같아요.


김두희 팀장: 사실 기존에 세워진 비전이 2020 VISION이었기 때문에, 2019년에 만들어 놓은 비전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당시에 비전이 기대치에 충족하지 못했고, 마침 충주로 본사를 이전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비전이 필요하기도 했어요.


인피플컨설팅: 2019년 비전은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나요?


김두희 팀장: 임직원이 모여서 논의하거나, 워크숍 등의 자리는 별도로 없었구요. 컨설턴트 몇명이 대표이사와 회사 주요 인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었죠.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지만, 전사적으로 공표가 되지도 않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웠던 비전이었어요.


인피플컨설팅: 1월 초에 TF에 발령되었고, 비전 선포식이 7월13일이었어요. 총 6개월간 비전 수립 작업을 진행하셨네요.


김두희 팀장: 네, 6개월 정도 소요됐죠. 원래는 비전수립에 대한 명확한 데드라인이 없었어요. 3월, 4월, 7월 등 예상 완료 시점이 가변적이었고 그래서 마음이 많이 급했죠. 어찌되었던 TF가 꾸려지고 6개월 정도는 온전하게 비전을 수립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팀 멤버들 모두 현업에 손을 딱 떼고 진행했죠. 중간중간 현업에서는 계속해서 하던 일을 주기도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어요.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취합 필요


인피플컨설팅: 비전TF가 어떠한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는지 궁금해요.


김두희 팀장님: 저는 비전을 만들어 본적은 없지만, 핵심가치 전파 등은 몇 번 진행해본 적 있어요. 유관업무를 진행해본 셈이죠. 다만 TF멤버들이 다양한 직군에서 차출되었다 보니, 시각이 각기 달라서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저희끼리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때문에 처음에는 경영진 분들께 많은 피드백을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정말 이것저것 많이 물으러 다녔죠.  또 저희가 집중한 건 ‘보고서 작성’이였어요. TF팀원들에게 애초부터 우리는 서류작업이 비전TF 업무의 반이라고 강조를 했죠. 보고서 작성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함이었어요. 임원들의 생각도 다 다르시기에 이를 함축적으로 담거나 공통으로 담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든다던지 등에 신경을 많이 썼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1주일에 1번은 임원분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죠. 사실 비전 수립은 사내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일 중 하나에요. 하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 임원 한 분이 혼자서 온전히 의사결정 하기엔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길게는 2~3주에 1번 보고를 하더라도 꼭 다양한 임원분들을 만나뵈었죠. 이런 방식으로 자주 확인하고 의견을 종합하니, 한 분의 생각이 아니라 전반적인 의견 합치를 이룰 수 있더라구요.


비전 수립은 워크숍 방식으로 푸는 것이 합리적


인피플컨설팅: 조직전체의 산출물이 되어야 하는 비전의 경우, 조직원들의 참여도와 관심을 넓히는 게 중요하죠. 비전을 수립하실 때 인피플컨설팅과 같은 퍼실리테이션 업체는 언제부터 고려하셨나요?


김두희팀장: 맨 처음부터 고려했어요. 퍼실리테이션 전문기관과 해야겠다 생각했죠. 비전수립은 워크숍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많은 직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선 워크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비전 수립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 전문기관인 인피플 컨설팅과 비전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어요.


인피플컨설팅: 인피플컨설팅과 같이 진행한 경험은 어떠셨나요?


김두희팀장: 전반적으로 모든 과정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비전수립 과정의 경우 필연적으로 임원 및 대표이사 분들을 자주 뵙고, 여러 과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사실 여러 분이시다 보니, 성향도 각기 다르고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은데, 인피플컨설팅의 퍼실리테이션 팀이 이러한 부분들을 반영하여 워크숍 퍼실리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진행해주셔서 신뢰감을 많이 형성해 주셨죠.

추가적으로 퍼실리테이션 설계 과정과 퍼실리테이션 아웃풋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인피플컨설팅: 비전 슬로건 선정을 위해 전사적으로 온/오프라인으로 투표도 받으셨어요.


김두희팀장: 직원들의 비전 워크숍에서 비전 슬로건이 여러개 나왔어요. 하지만, 하나의 슬로건을 고르기엔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구내식당, 충주에서 슬로건 선정 스티커 3개를 나눠주고 전직원의 투표를 유도했어요, 투표를 진행했을 때,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 분들에게도 투표를 권유도 드렸죠. 노조위원장님도 일부러 찾아가서 공유를 드린 뒤, 투표를 하라고 권유를 드리기도 했어요. 투표를 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여러 방면으로 비전을 수립하는 과정을 전사에 전파하고 알리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인피플컨설팅: 현대 엘리베이터처럼 큰 조직에서는 전 직원이 모두 비전 워크숍에 직접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직무를 대표하는 소수의 구성원이 비전 수립 워크숍에 참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구성원이 워크숍에 들어오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구성원이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성향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서 내부의 다양성 등을 잘 볼 수 있는 분이 TF에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두희팀장: 워크숍 참여 멤버 선발을 현업에 의존하게 되면 시간적인 여유가 많으신 분들이 워크숍에 들어오기 마련이에요. 때문에, 비전을 논의할 수 있는 Insights 넘치는 직원들이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게끔, 비전 워크숍 참석자 선발에 많은 공을 들였어요. 대표이사 보고 때 CHO를 모시고 해당 인력들이 워크숍에 참석하는 것을 컨펌받았죠.


인피플컨설팅: TF시작부터 최종 선포식 할 때까지 뿌듯했던 순간 몇 가지를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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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현대엘리베이터]

 

김두희팀장: 먼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을 수행한 것이 가장 뿌듯했어요. 일례로 이번에 정해진 비전의 기간 2030년이었는데 의사결정이 하기 어렵죠. 마지막 비전 워크숍에서 비전체계도가 모두 채워졌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비전 슬로건, 비전 목표, 전략과제, 핵심가치 등이 처음엔 빈칸이었는데 초안이 나왔을 때, 정말 결정이 되나보다 해서 뿌듯했죠. 마지막으로 비전슬로건은 워크숍에서 베스트 슬로건은 선정했지만, 문구도 대외적인 메시지이기 때문에, 별도 카피라이터를 고용해 문구작업을 좀더 세밀하게 한 것도 기억에 남아요. 

 

인피플컨설팅: 비전선포식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이 하셔서 선포식 행사를 이야기하실 줄 알았는데(웃음), 비전선포식은 어떠셨는지 말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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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현대엘리베이터]


김두희팀장: 비가 많이 와서 기념식순 등을 준비는 했으나 실행은 하지 못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비전 세레머니’라는 무대에요. 비전선포식 2~3주 전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어요.  그룹 사가를 편곡해 신입사원과 몇 임직원이 사가를 함께 불렀죠. 저 뿐만 아니라 현장에 모든 분들이 울컥했어요. 비전 수립 과정에서도 온라인 행사를 통해 전국에 흩어져 근무하는 직원들과 비전 슬로건 후보들을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었죠. 비전 선포식도 행사는 오프라인 무대에서 했지만, 온라인 메타버스 공간도 동시에 진행하는 등 최대한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피플컨설팅: 앞으로 남아있는 큰 과제들은 무엇이 있나요?


김두희팀장: 비전 CI도 전사투표를 통해 나왔고 비전 체계도도 홈페이지에 올라갔어요. 비전을 설명하는 엑스배너를 50여 개 제작해 전국지사에 배포했어요. 비전관련한 스크린세이버도 만드는 등 각종 내재화 작업을 진행 중이죠. 이제 중요한 것은 변화관리가 아닐까 싶어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100여 개의 팀이 있어요. 이 팀들을 이끌고 계신 팀장님들을 대상으로 비전을 만들었던 과정, 비전이 필요한 이유, 비전 체계 내용 및 시장 상황 등을 공유하는 워크숍도 준비중입니다. 덧붙여 전사5대 전략과제를 기반으로 팀별 비전도 수립해 보시라고 요청할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월 1회 정도 CEO 비전 메시지에 삽입될 키워드를 선정하여 구성원들께 메시지를 전달하실 수 있게 서포트 할 예정입니다.

2030년에 설령 5조였던 비전 목표 매출이 4조만 달성했더라도 실패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전 구성원이 미래 전략방향과 목표를 함께 정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비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더 자주하고, 서로 공감도 많이 할 수 있도록 돕는 변화관리의 촉진자가 되는 것이 비전수립을 이끌었던 저희 비전추진팀의 핵심 미션이 아닐까 해요. 

 


인피플컨설팅: 비전을 만들고 싶은 조직 혹은 비전TF로 선발되신 분들에게 마지막 조언을 해주신다면?


김두희팀장: ‘내가 대표이사다’라는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해요. 사실 비전이 중요하긴 하지만, 임원진들도 크게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아요. 지금 당장의 성과에 집중 해야하기 때문이죠. 결국 비전이라는 매개체로 회사가 바뀌어야 하는 거라면 비전수립에 당장 필요한 도움은 임원한테 받지만 수립 후, 직원들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죠. 전직원을 대표해 이렇게 중요한 비전수립 작업을 선발이 된 것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대표이사의 마음으로 해도 될까말까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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