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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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터가 바라 본 제주 도시재생의 가능성
관리자 2020-01-29

<이음, 제주>의 홍순표 부사장 인터뷰 내용을 발췌한 글입니다.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전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진행했다. 두 번의 워크숍에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인피플 컨설팅 홍순표 부사장을 만나 제주도 도시재생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퍼실리테이터, 주민과의 소통 촉진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민단체와 협동조합, 마을공동체들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수많은 워크숍과 주민회의, 자치, 협치 분야의 회의가 자주 열린다. 하나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진행된 수많은 회의는 피곤하고 쉽게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 생각을 나눌 때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는 곧 원활한 회의 진행이 안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비효율적으로 의미 없이 흘러가는 회의에 반전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다. 퍼실리테이터란 회의나 워크숍 등에서 소통 전문가로 진행을 촉진시키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퍼실리테이터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도와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답을 찾아 주는 사람은 아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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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터가 바라본 제주도의 가능성과 아쉬움
2019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퍼실리테이터와 두 번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탐라문화광장 주민참여 디자인씽킹 워크숍과 디자인공장 워크숍이다. 두 번의 워크숍에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인피플 컨설팅 홍순표 부사장은 “제주도는 다른 지방과 달리 지역으로의 새로운 인구 유입은 제주도의 미래 성장에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거라고 믿어요. 반면 제주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갈등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제주 도시재생사업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홍 부사장은 제주도의 도시재생 사업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것은 제주시, 서귀포시를 포함해서 제주 지역의 원도심(구도심)과 신도심의 도시 활력 차이가 다른 지역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도심의 도시 활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은 육지와 다른 제주도만의 특별함을 보고 싶어 한다. 육지와 차별화된 인위적이지 않은 그런 제주도만의 특별함은 이미 원도심에 내재되어 있다. 그 특별함에 활력을 준다면, 제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번의 워크숍에 진행자로 참여하면서 노령의 참석자들이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 인터뷰를 하고, 새로운 퍼실리테이션 방법에 대해 감탄하면서 결과물을 직접 사진까지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분들에게 센터, 주민, 수요자 각자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줄이고, 해소할 수 있을지 등 퍼실리테이션 기회가 좀 더 많이 주어진다면 좋겠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워크숍 결과물에 대한 Follow-up도 아쉬움으로 남아요. 워크숍 참여자들과 결과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참가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진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요. 워크숍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음을 인지하게 됨으로써 주민들은 다른 재생 사업 관련해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디자인 공장의 성장 가능성

가장 최근 진행했던 디자인공장 워크숍에 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디자인공장의 멤버들이 디자인공장의 영역을 제주도에만 국한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은 향후 디자인공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자인공장은 아직 설립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자인공장에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비롯해서 이해관계자들은 디자인공장이 성과를 내기까지 소요되는 많은 시간들을 참고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의 필요할 것이다.
디자인 공장 멤버들도 끊임없이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토의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멤버들이 입주하게 될 경우에 디자인 공장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함께 하면서 멤버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도심과 도시재생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언
홍 부사장은 제주도민으로서 원도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제주도민들이 희망하는 도시재생을 통한 원도심의 미래 모습을 좀 더 명확하고 구체화해서 공유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런 과정들이 명확한 채널을 통해 공식화되어 있지 않다면, 주민, 수요자는 당장 체감할 수 있는 현재의 문제만 바라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에서만 도시재생사업을 이해할 것이고 갈등마저 커질 수 있다며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순표 부사장, 인피플 컨설팅 (hongsoonpyo@in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