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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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발 워크숍 퍼실리테이션의 세계
최고관리자 2023-05-04

S사와 2년째 부서단위 조직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현업 부서에서 워크숍을 요청하면, 매달 그 신청내역을 인피플로 연결해 주고, 인피플의 퍼실리테이터가 해당조직과 센싱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퍼실리테이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달 워크숍에서 만난 연구소 산하의 한 조직은 눈에 띌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건강한 조직은 사소한 것에서도 남다른 반응을 보인다. 워크숍 장소에 들어서면서 퍼실리테이션 팀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고, 활동 하나하나에 몰입하는 것은 물론,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펜에도 감동하며 마음속에 일어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센싱 인터뷰에서 건강한 조직임이 관측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아쉽다고 판단된 상호간의 이해와 공감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니어와 시니어, 리더십 그룹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워크숍의 목적이었다.

 

다른 그룹의 어려움과 성취감의 근간인 Pains & Gains를 추측해 보고, 서로에게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이 일어나는 Empathy Map을 주도구로 활용했다. 다른 그룹에서 추측한 내용을 실제 당사자들이 검토하면서 오해가 있으면 정정하고 속마음을 전하게 되는데, 상대방이 나의 Pains & Gains를 알아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응어리진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린다. Aha Moments가 마술처럼 펼쳐지는 활동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공감 툴은 서로를 이해를 하려는 태도가 없는 조직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오히려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주기 때문이다.


이 날 워크숍은 Lifeline으로 각자의 인생 일대기를 공유하고, Categorizing game으로 다양한 관심사를 알고, Empathy Map으로 공감 온도를 높이는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퍼실리테이터로서는 사용하고 싶은 도구를 마음껏 써본 드문 워크숍이었다. 마치 의료진이 환자에게 효과 좋은 최신 약제를 부작용 걱정없이 처방한 느낌이랄까?

 

아무리 좋은 퍼실리테이션 도구라도 조직의 상황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도구를 선택하기 전에 해당 조직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일이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외부 퍼실리테이터에게는 제약이 따를 때가 많다. 특히 보안이 엄격한 고객사의 경우, 대상 조직의 일과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 제한적이라 어려움을 겪는다.  마치 맥 조차도 마음대로 짚지 못하고 궁궐 여인들의 병을 고쳐야 했던 조선시대 어의가 된 듯하다. 


조선시대 어의들이 어려운 시대적 배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치료했던 것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워크숍을 설계하고, 조직의 변화된 모습을 응원하는 퍼실리테이터라는 직업이 새삼 뿌듯하다. 써보고 싶었던 도구들을 걱정없이 써본 워크숍, 건강한 조직이지만 워크숍 덕분에 조금 더 튼튼해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