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칼럼

당신의 생각을 보여주세요
관리자 2015-03-16

당신의 생각을 보여주세요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의 수혜를 받으며 살고 있다.
내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알라딘램프처럼 원하는 정보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그모든 정보들은 일시적이고 휘발성이 강해서 지속적으로 기억하기란 쉽지 않아서 머리 속에 잠시 머물다 지나간 정보들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효과적으로 방법이 필요하다.

창조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적인 미술가이자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조각, 건축, 수학, 과학, 음악,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다. 그의 창의력은 타고난 것이기도 했지만, 떠오른 발상들을 생각으로만 머물게 하였다면 그의 업적은 우리에게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머리 속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때마다 효과적으로 잡아둘 수 있도록 그가 사용한 방법은 이미지로 떠오른 생각을 우선 기록하는 것으로 다빈치 사후에 남겨진 1만3,000장에 달하는 기록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50316_1.jpg


이처럼 다빈치와 같이 이미지로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방법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유용할 수 있지만, 협업이 중요시되고 집단 지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워크숍이나 회의에서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논의를 할 때, 내용을 시각화 하는 것이 중요하며 제3자가 참여하여 이러한 역할을 대신해 주는 것을 ‘그래픽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한다.
그래픽 퍼실리테이션은 참석자들이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수렴하는 과정에서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적재적소에 그래픽 프레임을 제시한 것을 말하며, 또다른 역할로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이미지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퍼실리테이션의 정의에서 처럼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쉽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 것’에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논의 내용을 기록 할 경우에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거나, 논의 방법에 대한 기록, 중요하게 다뤘던 내용과 논의 결과물을 시각화하여 기록하게 된다.
결과물 뿐만 아니라 과정까지도 기록하는 것은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현장상황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하도록 함과 더불어 도출된 의견에 대해 더욱 신뢰하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150316_1_1.jpg

그래픽 퍼실리테이터로서 현장 참여를 하면서 느낀 다섯가지 가치를 소개해 볼까 한다.
첫번째로는 Big Picture Thinking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리된 내용들을 쭈욱 펼쳐두고 보면, 숲을 나와 멀리서 그곳을 응시하듯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각이 특정한 곳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놓치고 지나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고 주제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사고 확장도 가능해진다.

둘째, 서로간의 생각을 왜곡 없이 보고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는 개개인의 사고 프레임에 따라 달리 표현되거나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겉으로 같은 얘기를 하고 서로 이해 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머리 속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리도록 해보자. 누구나 아는 단어지만, 각자가 다른 이미지를 떠올 것이며, 각자의 의미가 담긴 단어로 이해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오해와 오류없이 모두가 하나의 Group Memory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논의 내용을 시각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시각화한다는 것은 정보를 장기적으로 기억하는데 용이하다.
“나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라고 했을 때,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가장 먼저 이미지로 떠올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이 대부분 시각화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시각화가 얼마나 기억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정보 중 선택적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시각화 하거나 시각자료를 덧붙이는 보는 것을 어떨까?

150316_2.jpg

넷째,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
실제 현장의 분위기를 경험해보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로 간의 의견들을 시각화하다 보면 빠진 내용이나 잘못된 내용이 눈에 더 잘 들어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정하고 첨가하려 하고 내 손에 컬러펜이 쥐어지면 참지 못하고 종이를 메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물론 그마저도 소극적인 사람이 있지만, 최소한 뒷짐만 쥐고 앉아 있는 경우는 드물어진다. 가령 우리가 ‘World Cafe’ 세션을 진행할 때, 테이블에 큰 종이를 깔고 색깔 펜을 준비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마지막으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창의력을 자극한다.



무언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야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나는 창의력이 없는 사람 인가봐’라며 자신을 질타하기 전에 펜을 들고 노트에 선부터 긋기 시작하여 무엇이든 끄적여보자. 그러다 뭔가 떠오르면 서툴러도 좋으니 적극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해보자. 그러는 과정 중에 우리의 뇌는 자극을 받게 된다. 타고난 창조적 인재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창의력을 위한 무기로 이미지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한다.
실제로 그림과 담을 쌓았다던 교육생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드로잉 스킬을 배운 후, 스케치북에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빼곡히 채우는 것을 본 경우도 있다. 그리다 보니 자꾸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며…

이은현.jpg


이은현 수석컨설턴트, 인피플 컨설팅
(sfrii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