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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맞아 다시 모인 인피플의 인턴들
이은애 2017-01-10

겨울방학을 맞아 다시 모인 인피플의 인턴들 


난 1월6일 9시, 역삼동에 위치한 인피플 컨설팅 사무실에 인피플 인턴직원이 출근하였습니다. 올해 6학년이 되는 지현이, 5학년이 되는 석호, 석현, 4학년이 되는 승진이까지 총 네 명의 아이들이 작년 8월 여름방학 때 첫 출근 후 겨울방학을 맞아 두 번째 출근을 했습니다.

반년만에 모인 아이들은 그 사이 키가 훌쩍 컸네요.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다시 만나서 싱글벙글 반가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저는 살짝 긴장하는 마음으로
시계를 보고 있었지요.  왜냐면 9시부터 이 아이들을 제가 담당해서 이끌어 나가야 하니까요!
9시 정각, 인턴 근무 시작과 동시에 참새처럼 쫑알쫑알 동시에 마구 질문을 합니다. 
하루 종일 할 일에 대해 물어보는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오늘의 시간표는 인턴들이 스스로 짜도록 했습니다. 크게 세가지 해야할 일 ‘친구들에게 재미난 것 알려주기’, ‘제비 뽑기 토크 질문지 인쇄상태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과 프로토타입 만들기’, 회사 일 돕기(버블차트 만들기, 마커펜 분류)를 설명해주고 무엇부터 하고 싶은 지 물어보니 친구들에게 재미난 것 알려주기를 가장 먼저 하고 회사일 돕기는 가장 마지막에 하겠다네요. 역시 일을 가장 나중에 하고 싶은 건 애나 어른이나 같은가 봅니다.

지난번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당황했던 소연선임이 생각 나서 그라운드 룰 수립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반년 사이에 아이들이 철이 든 걸까요? 아니면 전날 밤 잠을 설치며 걱정
했던 제 마음을 알았던 걸까요? 제가 부탁 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장난치지 않기, 시간 잘 지키지 등 너무나 의젓한 모습으로 우리가 지켜야할 규칙을 말합니다. 왠지 오늘 하루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 들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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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게 ‘친구들에게 재미난 것 알려주기’시간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석현이가 부회장 출마 에피소드와 선거운동 유의사항 발표했습니다. 아이들 보다 제가 더 흥미진진하게 들은 것 같네요. 다음은 승진이 차례입니다. 방학숙제로 제출하려고 만든 로봇과 칼을 보여줍니다. 비비탄 총알을 글루건으로 붙여 만들었는데 제법 모양이 그럴 듯 합니다.  저는 멋진 모양에 감탄하고 있는데 정작 아이들은 서로 몇 분만에 만들 수 있다며 자랑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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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째는 석호가 준비한 종이접기 시간입니다. 전투기 접기와 상자 접기를 준비해왔습니다.
종이접기 도면도 출력하고, 예쁜 색종이도 나눠줍니다.  저도 이 시간에는 퍼실리테이터가 아니라, 참석자로 아이들과 똑같이 종이접기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쪄죠? 종이접기가 너무나 어렵네요.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저를 보다 못한 제 짝궁 석현이가 이렇게 접는 거라며 알려줍니다. 종이접기 하는 내내 아이들의 타박을 들었네요. 전투기며 상자며 아이들이 저를 도와줘서
겨우 완성했습니다. 오늘 제대로 체면을 구겼네요. 하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종이 접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예뻤답니다. 집중해서 종이 접는 그 시간이 가장 조용해서 일까요?
맛있는 점심식사 후에 오후에 다시 모여서 마지막으로 지현이가 클레이 아트를 알려주었습니다.
먼저 샘플로 만들어온 고양이 인형을 보여주고, 다른 아이들에게 각자 만들고 싶은 모양을 정해서 만들기에 들어갔습니다. 지현이는 역시 가장 고학년이라서 그런 걸까요? 능숙하게 아이들을 도와줍니다.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 이쁜 강아지와 토끼, 탑이 완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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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서로에게 알려주는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참석자가 아니라 퍼실리테이터로서 아이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인피플에서 Spot으로 사용하는 ‘제비뽑기 토크’ 질문지에서 잉크가 부스러기처럼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 해결안을 제시해 보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개선
아이디어를 냅니다. 너무나 빨리 이야기해서 숨가쁘게 받아 적다 보니 어느새 플립차트가 가득하네요.  각자 자신이 낸 아이디어 중에서 실제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글씨를 칼로 자르기, 바니쉬 바르기.. 등등 프로토 타입을 진지하게 제작하였고, 평가는 실무자인김소연 선임이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각각 아이디어들을 조금 더 보완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아이들은 큰 관심이 없네요. 왜냐면 아직 다른 할 일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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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간은 회사일 돕기 입니다. 평소에 워크숍이나 교육 진행할 때 많이 사용하는
버블차트는 잘라 놓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이들에게 각자 6장씩 주고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배고프다 아우성입니다. 시계를 보니 3시가 넘었습니다. 출출할 법도 하지요. 밖에서 근무하던 엄마, 아빠들에게 소식을 전하니 즉시 떡볶이 순대, 초코우유를 사왔습니다. 하지만 왠지 간식을 먹고 나면 버블차트 자르기는 뒷전이 될 것 같습니다.
버블차트를 다 만들어야 간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니 가위질 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석호는 빨리 완성하겠다며 2장씩 겹쳐서 자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위질 솜씨가 정교해서
모양이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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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 같은 간식타임 후에 마커펜에 잉크양도 체크하고 같은 색깔끼리 분류하는 작업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모든 일을 끝내고 각자 온 시간에 맞추어 일당을 지급받으니 만족스럽게
웃네요. 이른 아침부터 엄마와 함께 출근해서 긴 시간 의젓하게 인턴 업무를 수행한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엔 모 회사의 교육에 참석하여 늘상 보아왔던 익숙한 모습의 성인 참석자들과 하루를 함께 보냈습니다. 갑자기 까르르 웃고 종알거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쉬는 시간 장난을 치다가도 “이제 시작할께요?” 라는 말 한마디에 자세를 고쳐 앉아 똘망똘망
쳐다보는 눈동자가 벌써 그리워지려 합니다.

참, 사실 출근한 인턴은 총 다섯 명 이였답니다. 가장 막내는 김소연 선임의 딸, 이제 10개월된 지원이가 있었지요. 천사 같은 지원이는 귀여움과 깜직함으로 하루 종일 엄마 곁을 지켰답니다. 지원이는 언제 언니,오빠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을까요? ^^ 3~4년 후의 인턴 출근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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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수석 컨설턴트, 인피플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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