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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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워크숍 수행 사례
관리자 2019-11-07

올해 우리 사회의 큰 변화 중 하나를 꼽는다면, 환경, 도시재생 등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고민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대기업, 공공기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최남단 제주도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초 인피플과 함께 탐라문화광장 디자인 씽킹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4월에 도시재생을 목적으로 디자인공장을 오픈했고, 현재 1기와 2기 멤버들이 입주해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인공장은 공장(Factory)이 아니다. 디자인공장은 제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창작자, 기획자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서로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 장소(Public Places)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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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직 디자인공장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디자인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시재생 촉진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멤버들의 사업이 초기 단계이고, 서로 다른 디자인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낮아서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단계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디자인공장 멤버들의 공동의 미션과 비전 수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비전 워크숍을 기획했다.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워크숍의 스폰서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와 디자인공장 멤버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디자인공장 멤버들은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비전 워크숍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반면, 사전 인터뷰에서 만난 디자인공장 멤버들은 디자인공장을 결속시켜 줄 수 있는 미션과 비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디자인공장 멤버들이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의 사회적 가치를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로 전파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디자이너답게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워크숍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다.


워크숍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디자인공장의 미션, 그리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현재와 미래 디자인공장 멤버들이 지켜야 하는 핵심가치, 2025년 디자인공장의 비전을 도출하도록 설계되었다. 워크숍을 정시에 마치고, 한치의 여유도 없는 오후 7시 30분에 상경하는 비행기표를 끊어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배수진을 쳐 두었다.

디자인공장이 오픈 된 이후 처음으로 1기와 2기 멤버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어색한 분위기 속에 시작한 워크숍은 30분 일찍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고, 퍼실리테이션 팀은 여유롭게 김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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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워크숍 중간중간 쉬는 시간까지 반납할 정도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던 워크숍을 회고하는 것으로써 워크숍 프로세스의 설명을 대신해 본다.

이번 워크숍은 처음부터 특별히 조를 구성하지 않고, 참석자들이 2~3명씩 토론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참여하도록 다이나믹하게 진행했다. 멤버들이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준으로 계속 새로운 토론조를 만들어서 진행함으로써, 워크숍이 끝날 무렵 디자인공장의 멤버들은 서로 더 친해지고 One Team이 되어 있었다.


참석자 중에는 디자인공장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모르는 분이 있을 정도였고, 중간중간 도출되는 워크숍 결과물에 대해 석연치 않은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었지만, 다른 참석자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 워크숍을 마칠 즈음, 모두가 스스로 만든 미션과 핵심가치, 비전에 감동하고 자연스럽게 합의가 형성되었다. 

제주 디자인공장의 비전 수립 워크숍 성공 요인은 정말 평범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참석자들에게 답이 있음을 믿고, 참석자들이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퍼실리테이션의 기본만 지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큰 울림을 주는 워크숍이었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이면 많은 조직이 새로운 비전을 고민해야 한다. 디자인공장처럼, 전문가 집단이 모일수록, 서로가 공감하는 비전과 핵심가치, 미션이 중요하다. 스스로 진심으로 공감하고 함께 할 사람들이 합의한 비전을 가진 조직이 가진 힘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제주 디자인공장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전파하길 기대하며…



 

홍순표 부사장, 인피플 컨설팅(hongsoonpyo@in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