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흰쥐의 해’이며 한자의 숨은 뜻을 해석해보면 내공을 크게 쌓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유독 와닿기도 하는 것은 최근 예비사회인을 대상으로 자기인식을 위한 시각화 방법론을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공(內功)은 오랜 기간 자신이 가진 기술을 숙련해서 다져진 힘과 기운 또는 경험으로 쌓은 능력을 말하는데 이러한 내공을 쌓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질, 관심사, 재능, 가치관 등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다시 말해 자기인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텐데, “자기인식(self-awareness)은 자신을 정확하게 보는 능력이 그 핵심이다. 즉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이 주변 세상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아는 것이다.”   자신을 알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아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만큼 여러모로 자기인식은 살아가는데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은 개인적 인간관계나 직업상 인간관계도 좋으며 창의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며 소통도 잘한다.  또한 우리시대에 성공을 위한 결정적인 자질인 정서지능, 공감 능력, 영향력, 설득력, 소통 능력, 협동심 등은 모두 ‘자기인식’에서 나온다. 따라서 자기인식이 부족하면 직장에서는 물론 대인관계에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데 필요한 자질을 습득하기가 어렵고 내공이 될 만큼 꾸준히 자신의 전문성을 갈고 닦을 동력을 갖기도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자기인식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나가기 위한 방법으로써 시각화 활용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시각화를 통해 예비사회인들이 자기 인식을 잘 할 수 있도록 할까?를 주제로 할 경우 접목할 기존 시각화 프레임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시각화의 힘을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는 입장에서 다른 방법을 떠올릴 수 없기도 했거니와 실제 시각화를 이용하는 방법은 미술의 영역으로 넘어가 그 근거를 찾아볼 수도 있었다.  이미 2015 교육과정에서는 ‘미술은 느낌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인간 활동으로서 삶의 질 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교육과학기술부, 2015).’로 미술을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한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동안 사용했던 다양한 시각화 방법 중, Design Thinking에서 사용되는 고객 공감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고객 공감지도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제품과 관련하여 느끼는 감정과 행동을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파악하고, 그 내용을 시각화 된 템플릿에 기록하며 고객의 환경, 행동, 관심사, 열망 등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위 템플릿의 자기인식을 위해 활용할 경우 각각의 항목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 할지 정리해보았다. 

1. Think & Feel :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꿈, 소망 등을 얘기한다.
2. Hear : 주변 환경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나의 친구, 가족, 동료는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지? 누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떤 미디어 채널이 영향을 미치는지? 이러한 환경을 통해 어떤 것을 듣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3. See : 나의 환경 속에서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내가 주로 보고 지내는 환경, 주위에 누가 있는가? 매일 어떤 제안들에 노출되나? 어떤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나? 를 말한다.
4. Say & Do : 발언과 실천에 대한 내용으로 내가 일상에서 주로 무슨 말을 많이 하는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나의 언어와 행동적 습관을 살펴보는 것이다.
5. Pain : 평소 겪고 있는 고충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두려움과 좌절을 겪는 부분,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장애물은 무엇일까를 살펴보는 것이다.
6. Gain :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가? 이는 곧 비전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한다. 미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위 6개 항목을 하나하나 채워가다 보면 평소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던 부분까지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을 이해하고 좋은 서비스/제품을 제공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기 위해 ‘고객 공감지도’ 대신 ‘자기 공감지도’를 통해 자신을 좀더 깊이 있게 살펴본다면, 경자년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 가기 위한 하나의 동력이 될 것이다.

이은현 수석 컨설턴트 (ehlee@inpeople.co.kr)